■  Special Issue - 희망의 작은 도서관 | 담양 고서초등학교 씨밀레방 도서관
  | 양상현 | 순천향대학교 건축학과


담양 고서초등학교 씨밀레방 도서관
위치 전남 담양군 고서면 동운리(전교생: 173명)
규모 46평(8.6m x 17.7m)
시공 임학성 l (주)로프트디자인
벽면 부조 조각가 서경종, 양화선
사진 양상현

현장을 찾은 것은 지난 가을이었다. 가는 길 곳곳에 대나무가 푸르렀다. 담양, 대(竹)의 고장이다. 교사동 옆으로 이어진 별관 2층 강당이 도서관 공간으로 주어졌다. 안 쪽 끝에 모둠학습공간을 두고 길을 내어 양 옆에 작은 공간들을 흩어 놓았다. 현관 입구 쪽에는 신간열람석이 있다. 상단에 신간 서적을 꽂을 수 있게 했고 조금 높은 의자를 두어 그 자리에서 바로 책을 빼 읽을 수 있는 이른바 ‘스탠드형 열람석’이다. 모둠학습공간으로 이어지는 주 공간을 할애하여 작은 방, 다락, 마루를 하나로 엮었다. 다락에서 마루까지는 미끄럼틀로 내려올 수 있다. 아이들은 책을 손에 들고 줄지어 미끄러져 내려온다. 다락에는 남자아이들이 뭉쳐 있는가 했더니 작은 방에는 여자아이들만 몰려 눕거나 엎드려 있다. 재미있는 내외(內外)다. 운동장 쪽으로 발코니 공간을 만들었다. 햇살이 잘 드는 나무의자에 앉으면 운동장 배롱나무가 훤히 보인다. 학부모께 드리고 싶은 자리다.
현관으로부터 이어지는 길을 따라 들어가면 모둠학습공간 가운데 벽면에 대나무 부조가 한 눈에 들어온다. 첫 길에서 본 담양의 푸르름을 담고자 한 것이다. 재료비도 안 될 비용으로 조각가 서경종과 양화선이 기꺼이 작품을 만들어 주었다. 감사할 따름이다. 하얀 벽면에 대나무가 서 있으니 이제 시 한 구절이 필요했다. 어쭙잖게나마 흉내를 내어보기로 했다.

古山風竹翠 옛 산에 바람이 부니 대나무가 푸르고
書室賢材滿 책 읽는 서실에는 어진 사람들 가득하구나.

첫 자 ‘古’와 ‘書’는 고서초등학교를 차운한 것이다. 이곳에 머무는 순한 바람과 대나무, 그리고 책…. 아이들과 마을 사람, 선생님 모두 이 들과 함께 즐거운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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건축문화 2007년 4월호 [Special Issue]페이지 © anc건축문화